엄마 날 어디로 났어
기찻길 옆에는 꼬마들이 된통 많았다. 입심 건 동네 청년들은 새벽 기차의 화통소리에 선잠 깬 어른들이 괜히 이부자락 펄럭여 가며 애새끼만 퍼질러 놨다고 했다. 그러나 그건 청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다. 꼬마들이 심통 사나운 말썽꾸리기들이긴 했지만 토끼새끼처럼 얼렁뚱땅 태어난 게 아니라, 정식으로 어머니의 배꼽을 통해 나온 애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기차 화통 소리 때문에 얼렁뚱땅 태어난 놈보다도 더 피맺힌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샛강 다리 밑에서 주워온 놈. 나는 여학생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이런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엄마, 날 누가 났어?" "내가 났지 누가 나." "어디로 났어?" "배꼽으로." 어머니는 언제고 주저하는 법 없이 이렇게 명쾌하게 대답했지만 나는 어머니의 말..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