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상의 돼지머리가 웃으면
경기 화성군 반월면 속달리, 터주가리당에서 통돼지를 놓고 매년 10월 상달고사를 지낸다. 하도 더러운 곳만 찾아다니며 먹는 것만 밝힌다고 해 옥황상제가 주둥이를 잘라버려 납작코가 되었다는 돼지. 그러나 고사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돼지머리이다. 사람들은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빈정대면서도 돼지를 잡아 신에게 희생양으로 바치고 복을 빈다. 그래서 시월 상달 고사철만 되면 시장 통 푸줏간에는 ‘고사용 돼지머리 있음’이라는 웃지못할 문구가 나붙기도 한다. 하고많은 동물 중 하필이면 돼지를 신성한 고사상에 올릴까? 외모와 속성으로 볼 때 돼지는 더럽고 게으른 동물이다. 하지만 신화에서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제의 때에는 신에게 바치는 희생물로, 재산이나 복을 불려주는 집안의 재신(財神)으로 상징되고 있는..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