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
이웃집 푸들만 보면 된장 발라먹을 생각부터 하던 말봉 씨가 애견가로 바뀐 것은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 개새끼 한 마리가 어벙한 주인만나 호강한다 싶었는데 듣고 보니 짭짤한 부업 거리였던 것이다. "나야 뭐 생각이나 했나. 고 예쁜 녀석이 복덩이일 줄." 새끼 한 쌍을 판 돈으로 한 턱을 쏘면서 이웃집 사내는 연방 실실거렸다. 그렇다면 사업 삼아 달려들 경우 꽤나 큰돈을 만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른바 틈새 시장이었다. 다음 날 말봉 씨는 애견 센터를 찾아다니며 꼼꼼히 시장 조사를 했다. 그런 끝에 제일 비싸다는수나우저 모견을 사십 만원 주고 사 왔다. 일 년에 두 번 새끼를 치고 적게는 네 마리에서 열 마리까지 낳는다고 하니, 잘만 하면 한 쌍에 삼십 만원씩 해서 육백 만원이라는 적잖은 돈을 만질 ..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