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1. 19:22ㆍ카테고리 없음
“나 사실 고백할 것이 있는데…”
술잔을 주고 받으며 약간은 경험이 풍부해진 그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젯밤 남자친구와 밤을 보낸 친구가 수줍게 말을 꺼낸다.
“사실 그와 밤을 보냈어.”
“뭐? 그래서 어땠어?”
물꼬가 트이면 여기저기서 질문이 터져 나오고 그에 빗대어 자신의 경험담도 하나 둘 쏟아져 나온다.
그 중 경험 없는 친구들은 이야기 청취자로서
“아하, 그렇구나” 라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녀들은 무언가 예전과 다른 수위의 이야기에 잠시 어색한 기운도 감돌지만 일종의
‘성인식’ 단계라고 여긴다.
나이와 경험, 처해진 상황에 따라 함께 나누는 대화내용도 달라지니 소녀시절의 연예계 가십거리가 회사 직장상사 험담으로 넘어가서 어느새 ‘19금 딱지’를 단다 해도 신기한 일은 아니다.
아직도 그녀들은 수줍지만, 한 두잔 술잔이 비어갈수록 예전에 비해 질문의 농도가 0.071% 정도 높아져 간다.
“그전 남자친구에 비해서 커?”,
“너네는 몇 십분 정도 해?”,
“전희는 어떻게 했어?”,
“종로에 어디 모텔이 괜찮아?”,
“대체 올라가서 어느 쪽으로 돌리는 거야?”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의 섹스 이야기만 술자리를 감싸지는 않는 것이, 조숙 하다면 조숙해진 그녀들에게는 남자와 깊은 관계를 형성할수록 고민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가 자꾸 원하는데 난 싫거든. 근데 이렇게 거부하다가 그가 헤어지자면 어쩌지?”,
“남자들은 자기 여자와 섹스하기를 원하면서 또 경험 있는 여자들은 싫어한다며?”,
“그가 피임을 싫어하는데 콘돔을 사용하게 하는 방법 없을까?”
아아, 갈수록 골이 지끈지끈 하다. 왜 섹스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냥 즐거운 행위가 될 수 없는 걸까?
그런데 이렇게 그녀들이 고민하는데도, 어째 그녀들의 외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원숙해지고 매혹적인 빛깔을 띄어가고 있다.
그리고 한순간 노골적이게 흐드러진 꽃잎을 떡하니 피어보여도 놀랄만한 일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