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9. 09:43ㆍ카테고리 없음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다대포항 근처 필자 둥지에 두 부부 지인이 찾아왔다.
만나 합장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성질 급한 보살이 “스님 공양대접 왔는데 뭘 잡시렵니까?”
“얻어 처먹는 중놈이야 주는 대로 처먹지 무슨 힘이 있나요?”
“우리는 회를 먹고 싶은데”
“스님들은 회를 안 잡수시지만, 스님이 아닌 지개야 중놈은 아무거나 잘 처먹습니다.”
서툰 선문답으로 회로 결정했다.
항구와 접한 일층 다대활어센터에서 회를 시키니 이층 청도초장 집을 안내했다.
일행은 다대포항이 한 눈에 담기는 창가에 앉았다.
크고 작은 100여척의 고깃배 머리위로 끼룩끼루룩 갈매기날갯짓이 좋아라.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몇 개 너머 저 멀리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았다.
거기엔 부산항입항을 기다리는 배들이 바다에 두둥실 떠 한가롭게 파도를 마시며 차담을 한다.
초장 값은 일인당 5,000원,
삶은 고구마를 비롯한 기본상차림으로 소주를 몇 잔씩 돌렸다.
“스님! 고기금식 계율도 없는데, 스님들은 왜 고기를 안 먹나요?” 카고 보니 말이 막혔다.
선택권 없는 하루 7집 탁발로 평생을 삶으셨다는 부처님도 고기탁발하면 고기를 잡수셨잖아! <잡아함 제39권>
‘걸식경’에서 빈손탁발 부처님은 그날하루 종일 굶었다.
오늘 지개야 중놈도 회 탁발이니 회 외엔 선택권은 없다.
지금도 소승불교인 스리랑카·미얀마·태국·캄보디아·라오스 등, 스님들의 끼니는 탁발이라 선택권이 없다.
지구촌에 널리 알려진 ‘달라이라마’ 티베트불교와 몽골불교에선 육식은 자유다.
농사짓기엔 천박한 환경이라 목축업으로 생계유지 탓이다.
대승불교권인 한국·중국·대만·베트남 등에서 고기금식은 <열반경>, <능가경>, <범망경>에서 근거한다.
‘스님은 고기금식’에 이·저 눈치 보느라 한국스님은 대중 앞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자기들끼리는 그렇지 않을 때도 간혹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계종명칭은 중국 선종 6조 혜능(638~713)의 별호인 ‘조계’에서왔다고 한다.
본격적인 선불교인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주인공인 일자무식 육조 혜능은 사냥꾼과 17년 살 때 고기금식?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범위 내에서 걸림 없는 수행이 선불교다.
죽은 고깃덩어리에 얽매였을 혜능스님이 아니었을 것이다.
술이 술을 먹는다고 오가는 곡차 잔 수가 많아지자
청와대를 옮겨야한다.
옮기면 안 된다.
사방으로 침이 튀는 시비가 벌어졌다.
1953년 우리국민 1인당 총생산(GNI)은 65달러로 세계최빈국이었다.
2021년 3만 5천 168달러로 세계 191개국 중 10위 경제대국이 됐다.
70여 년이나 살아온 청와대 명당 터 덕분이다.
그런데도 번갯불에 콩 굽듯이 옮기는 것보다는 국민여론조사라도 해봐야 할 것이 아닌가?
옮겨야 한다는 지인은 지금껏 역대 대통령의 말로를 보면 흉터가 아닌가? 옮겨야 한다.
필자는 숟가락마이크로 “조용조용 잠시 조용! 옮겨야한다. 옮기지 않아야 한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단 한 가지 오늘지금 여기서, 우린 과거와 미래 중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
이왕이면 윤 당선인과 함께 내일에 대한민국을 위해 차나 한잔 먹자.” 다툼을 휴전시켜 밖으로 나왔다.
오늘따라 예년에 비할 바 없는 꽃샘바람은 왜 이리도 심할까?
(시니어신문에서)